2019년 12월 31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원인불명의 질병이 발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사무소에 보고되었다. 이후 2020년 1월 11일에 61세 남성이 폐렴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세계보건기구가 2월 11일 명명한 '코로나 바이러스 질병-2019'의 준말인 '코비드(COVID)-19'의 시작이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현재(2021년 1월 9일 0시 기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8848만5055명이 되었고, 사망자는 190만5697명에 이르렀다.
코로나19는 기후변화와 깊이 연결된 현상이다. 세계보건기구는 지구온난화로 사람이 병원균에 감염될 민감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한다. '스톡홀름 패러다임'이라는 이론에 따르면, 기후환경이 급격히 바뀔 때 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를 찾아 쉽게 공략할 수 있는 '병원체의 기회 공간'이 열린다. 지구온난화로 병원균들이 따뜻한 온도에 적응하면 인간 체온 37도의 장벽을 넘기가 수월해진다. 기후변화로 인간의 면역체계가 약해지고 식량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 사람들이 감염병에 걸릴 확률이 커진다.
2020년 4월 국회입법조사처는 코로나19와 같은 신종 전염병이 야생동물 불법 밀수 관리의 미비, 공장식 축산정책의 문제점, 기후변화 정책의 미비 등 환경정책의 사각지대에서 발생한 사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2020년 7월 유엔환경계획(UNEP)과 국제축산연구소(ILRI)가 발표한 ‘다음에 닥칠 팬데믹 예방하기(Preventing the Next Pandemic)’ 보고서는 팬데믹을 초래하는 원인과 기후변화 및 생물다양성 상실을 초래하는 원인은 동일하다고 진단한다.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는 2019년 '미래감염병에 대한 세계 동향 분석' 보고서에서 미래감염병은 주로 인간과 환경 간 상호작용의 변화, 기후변화 등에 의해 발생하고 신종감염병은 지속적으로 출현할 것이며 미래에 국가적인 부담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20년은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면서 전 지구적으로 역대 세 번째로 따뜻한 해로 기록되었다. 2020년 지구 평균 기온은 1850~1900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약 1.2도 높았으며, 오는 2024년까지 최소한 한 해는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는 예측했다.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 사무총장은 "2020년은 불행하게도 기후 역사에서 최악으로 기록될 또 다른 특별한 해였다"고 회고했다.
2020년 전 세계는 또다시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큰 피해를 입었다. 호주에서는 2019년 9월부터 2020년 2월까지 전역에 걸쳐 1만5000건의 산불이 발생해 남한 면적의 약 2배에 근접한 19만㎢를 태웠다. 최소 33명이 목숨을 잃었고, 건물 3000채 이상이 재로 변했으며, 약 30억 마리의 야생동물이 피해를 입었다. 캘리포니아·오리건·워싱턴주 등 미국 서부 지역에선 100건이 넘는 대형 산불로 남한 면적의 20% 이상이 불에 타면서 30여 명이 숨지고 50만 명이 대피했다.
2020년 1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는 도심이 물에 잠겨 67명이 목숨을 잃었고, 9만200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50년이면 자카르타 절반이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된다. 6월 하순부터 이어진 폭우로 방글라데시, 인도 동북부, 네팔에서 약 400만 명이 피해를 겪었다. 방글라데시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겼고, 한 달 동안 119명이 사망했다. 중국 남부지방에서는 홍수로 158명이 사망·실종했고, 5000만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한국에서도 6월 말 시작한 장마가 8월까지 이어져 역대 최장 장마 기간(54일)을 기록했다.
중남미에선 6~11월 대서양 열대성 폭풍인 허리케인이 역대 최다인 30개나 발생했다. 특히 11월 허리케인 '에타'와 '요타'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카라과, 엘살바도르 등 중미 전역에서 200명 넘게 숨지고, 5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케냐와 에티오피아, 수단, 예멘,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동부 지역에 메뚜기 떼가 급증하면서 농경지를 초토화했고, 소말리아는 식량안보를 위협받는다며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루마니아와 폴란드, 체코 등 동유럽 지역에는 10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이 발생했다. 유럽의 최대 밀·옥수수 재배지가 타격을 받았다.
6월 20일 러시아 시베리아 베르호얀스크의 기온이 38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5월 말 시베리아 노릴스크에서는 영구 동토층이 녹아 지반이 침하되면서 열병합발전소 연료탱크가 파손돼 2만여 톤의 기름이 유출됐다. 7월 이탈리아 북부 알프스산맥과 연결된 프레세나 빙하에서 분홍색 조류 현상에 발생했는데, 이는 알프스산맥의 빙하가 녹고 있다는 증거로 분석되었다. 10월 시베리아 북극해에서 평소보다 400배 높은 농도의 메탄가스가 방출되고 있음이 보고되었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보다 80배 강한 온난화 효과를 일으키며,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따뜻해진 대서양 해류가 메탄가스 방출의 원인으로 보도되었다.
최근 영국 및 미국 정부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사의 코로나19 백신을 긴급사용승인(영국 12/2, 미국 12/11) 후 접종을 시작하면서 백신의 상용화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시작되었다. 모더나사의 백신 역시 12월 18일 긴급사용승인을 받아 12월 21일부터 미국 내 접종을 시작했다. 그 외 17개 백신이 현재 임상 3상 단계에 있으며 2021년 중에 상당수가 상용화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백신 공급계획, 코로나 바이러스의 재생산지수 등을 감안할 때 선진국을 중심으로 상당수 국가에서 2021년 하반기 중 집단면역 임계치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초기 계약물량의 선진국 위주 확보, 보건의료 인프라 격차 등을 감안하면 집단면역 시점은 선진국-신흥국 간에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2021년은 신기후체제가 공식 출범하는 해이다. 신기후체제 출범을 앞두고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한국이 2050년 탄소중립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1위 국가인 중국도 2060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선언과는 달리 주요 국가와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처와 공조는 미흡한 상황이다. 최근 유엔환경계획의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겠다고 약속한 G20(주요 20개국) 정부는 청정에너지보다 화석연료에 더 많은 자금을 투여했다. 또 코로나19로 2020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19년보다 약 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030년 예상 배출량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1년의 고통을 앞으로 1년 더 겪어야 하는 상황이지만 코로나19는 결국 백신으로 종식될 것이다. 하지만 기후위기는 계속될 것이다. 새해 시작부터 기후변화로 인한 '최강 한파'를 겪어내고 있다. 기후위기를 종식하는 길은 매년 더욱더 심각해지는 기상이변을 견뎌내면서 화석연료와 탄소 중독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통스럽고 기나긴 치료의 과정일 것이다. 기후위기에 백신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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