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먼저 이런 글을 이렇게라도 올려서 상담을 받고 싶습니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저희 부부는 결혼한지 2달이 되어갑니다. 아직 혼인신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제가 정말 나쁜 여자 같기도 합니다.
희망이 없이는 별로 살고 싶지 않습니다.
우선 제 얘기를 할까 합니다.
저는 딸셋중 차녀이고 어릴적부터 집이 너무 가난했고 아버지는 평생 돈을 벌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5년전에 돌아가셨습니다.어머니 혼자 이것저것 일하시면서 딸 셋을 키우셨는데 매일 빚에 허덕이고 중학교때도 학비때문에 수모도 많이 당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고등학교때부터 일하면서 제가 스스로 일어서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낮에는 공부하고 밤에는 KFC에서 일하고 그렇게 제학비랑 용돈이랑 꼭꼭 모아서 대학까지 진학하게 되었고 대학때는 야간을 다니면서 한달에 총 4가지 job을 가지고 일했습니다. 신문도 돌리고 주말에는 예식장에서 아르바이트하고요 그리고 밤에는 부폐집에서 철판도 닦고요. 미장원에서 머리카락도 쓸어보았습니다. 서러움 자체였지만 언젠가 보란듯이 일어나서 제 자신에게 토닥여 주고 싶었습니다. 스스로 생활비며 학비며 그 누구에게도 신세지지 않고 동생이나 엄마가 오면 생활비도 조금씩 드리고 동생 학원비랑 언니 대학교 등록금도 조금씩 보태주었어요. 어느날 깨달았는데 가족은 제가 무언가를 해주면 그게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더 달라고하고 엄마 빚도 자꾸 갚아달라고 했습니다.
이렇게는 모두 망할것 같아 회사랑 학교근처에서 가까운 곳에서 독립을 시작했습니다. 3년동안 꾸역꾸역 모아놓은 300만원으로 시작했어요
열심히 사니까 혼자살수 있는 방도 마련할수 있었고 밥도 실컷 먹고 그리고 공부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대학을 졸업했을땐 사회생활을 좀 하다가 더 공부하기 위해서 얼마 안되는 돈 들고 아무도 없는 영국에 가서 4년간 공부하였습니다. 한국에서 죽어라고 해도 제 굴래를 벗어날수 없었거든요. 달랑 500만원을 들고 9개월 연수로 갔는데... 노인정에서 일자리가 있더군요. 신체장애랑 정신장애가 있는 환자들이였는데.. 그 일을 3년동안 했습니다. 환자가 때리고 물고 뜯고 하기도 했었고 밥을 먹이다가 죽기도 하고요. 욕창과 냄새가 심해도 목욕도 시키고 변도 다 닦고 그렇게 4년을 공부하고 일하면서 한달에 적금 80만원씩 꼬박 저축하고 한국에 돌아올때 2천만원이라는 목돈도 가지고 올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의 생활은 예전과 많이 달랐습니다. 일단 2~3개의 Job을 갖지 않아도 됬고 영어를 잘한다는 이유로 취직도 너무 수월했습니다.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삐딱선을 타게 되었어요. 회사에서 간부들이 찍접거리고 아파트는 회사에서 얻어준거라 쉽게 방을 뺄수 없어 참았는데...
그러면서 점점 황폐해지는 저를 느낄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전 너무 상처가 많고 그리고 중요한건 아무도 옆에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싶었고 채팅사이트에서 친구도 만나보고 소개도 받아보고 그런데 모든것이 너무 엉망이었습니다 그럴수록 더 상처만 받으니까요.
이제는 제가 왜 예전에 그렇게 열심히 살려고 아둥바둥 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막 살아보기로 했어요. 차도 갖고 월세여도 한강이 보이는 아파트에 살아도 보고 그리고 사람도 마음만 먹으면 그냥 만날수 있었어요.
포장되어서 살아보는거요.
그런데 그것도 오래가질 않더군요. 알콜릭인지 회사가 끝나면 항상 술을 마셨어요. 그리고 실수하고 그리고 급기야 자살시도도 했어요 손목도 19번이나 그어보고 약도 먹었는데 깨어나면 병원이더군요.
그러다가 한 채팅싸이트에서 지금 신랑을 만나게 되었어요.
너무 착하고 솔직하고 성실해 보이는 신랑을 보면서 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결혼하자고 했는데 정말 하게된거에요. 처음만난날 그냥 던지듯 말했는데... 그후 3개월 후에 결혼했어요. 그러니까 지금은 총 5개월을 만난것이지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결혼생활과는 너무 틀립니다. 신랑은 학생이예요 박사과정인데 처음에 결혼하면 어떻게 살것이냐고 하니까... 집은 자기 집이고 생활비는 부모님이 대주실거라고 했어요. 부모님이 돈걱정하지 말고 색시 대리고 오라고 했다더군요.
그런데 문제는 결혼 준비때부터 시작되었어요. 일단 집을 같이 합친게 문제였어요. 한달에 70만원씩 나가는 월세가 너무 아까워서 신랑집으로 3월부터 옮겼어요. 결혼 준비를 하는데.. 간소하게 하자고 하는 것들이 모두 시댁에 맞춰지고 저는 제가 공부하려고 꾸역이 모아놓은 돈을 조금씩 결혼자금으로 쓰고 있었는데 모든것을 정확히 신랑과 반씩 절충하는것이였어요. 혼수로 총 2천만원이 나갔고 그리고 부수적으로 천만원이 더 지출 되었어요. 간소하게 하려고 해도 신랑이 너무 신경을 안쓰니 제가 혼자 이리뛰고 저리뛰며 선결제 하는 비용은 모두 먼저 처리했거든요.
조금씩 발견한 신랑의 모습은 너무 게으르고 나태하고 희망도 없고 욕심도 없는 사람이었어요.
집도 자신의 집이 아니였고 둘이 싸우면 시어머니에게 또르르 전화해서 이르고 그 담날 시댁에서 우리 착한 아들이 왜 그러냐는 거예요.
결혼 안한다고 싸우고 싸우고 그리고 급기야 결혼전날에도 새벽 3시까지 술마시고 안한다고 그랬는데 신랑이 그때마다 죽겠다고 그러는거예요. 기왕 죽을거 결혼식이나 올리고 죽어보자고요. 그 사이에 임신도 했는데 신랑한테 말하니까.. 별말 안하고 다음날 약물낙태수술병원을 알아오더군요. 데이트도 해본적도 없고 얘기하자고 하면 좀 하다가 막히면 피합니다.
아무튼 결혼은 했는데요. 그래도 시부모님이 생각이 있으시겠지 했지만 생활비 일체 대주질 않았어요. 저는 출근하려고 아침일찍일어나는데 신랑은 항상 낮 1시까지 자고 또 3시부터자고 퇴근해서 집에오면 집은 난장판이고 신랑은 자고 있어요 저녁에는 잠안오니까 티비보고 그리고 책도 보는둥 마는둥이예요.
우라통이 터져서 몇번 참다가 몇번 들고 일어났더니 또 시댁에 일러서 저만 정말 조급하고 욕심많은 여자가 되버렸어요.
얼마전에 불러서 갔는데 저에게 시부모님이 너 얘가 학생인거 모르고 결혼했냐? 니가 얘 돈못버는거 알지 않았냐고 하시면서 자든 티비를 보든 그냥 가만히 나두라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다음달 우리아들 학비만 대줄테니 이제는 니가 얘 먹여살리고 학비를 대든지 맘대로 하라고 하시더군요. 우리는 집도 해줄수가 없으니 꿈도 꾸지 말라고요. 제일 맘이 상한건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저희 아버지가 무덤속에서 절 낳은걸 후회하실거라고 얘기할수 있는지 저보고 집안 망친다는 거예요. 저희아버지는 무덤도 안계십니다. 어디계신지도 몰라요.
남자 뒷바라지해서 키우는거요? 저 잘할 자신있어요 근데요... 우리 신랑은 너무 나태하고 게을러요. 주말에도 낮잠만 자고 저에게 별 관심도 없습니다. 부부관계도 없어요 한달에 2번하면 좋은것같아요. 이제는 그런 얘기하는것도 지겹고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몇번이나 붙들고 얘기했지만... 그냥 막 살거랍니다.
이제는 제가 다 의욕이 없어서 아침에 출근하기도 싫고 책도 보기싫고 주말에는 집밖에 한번 안나가고 잠자고 술마시고 반복하고 정말 이제는 이 자리를 뜨고 싶습니다.
한번은 제가 남편앞에서 손목을 다시 그었는데 가만히 보고있는게 우리 신랑이라는 사람입니다. 이제는 남들처럼 잘 살고 싶은데... 왜 저는 그게 안될까요?
이곳에와서 글을 읽으면 그래도 맞벌이 한다고 알콩달콩 쪼개가면서 너무 예쁘게들 사는데 저는 결혼하면서 다지출하고 남은 통장으로 신랑 먹이면서 살아야 하는데.. 전 정말 그렇게 살기 싫습니다.억울합니다. 아버지가 저희 엄마 고생시킨게 눈에 선해서라도 그렇게 살기 싫습니다.
당장 뛰쳐나가고 싶은데 지금은 또 갈데가 없습니다. 보증금도 없고 어디로 어떻게 이사가서 살아야할지 막막합니다. 그리고 제가 쓴 3천만원도 너무 아깝습니다. 신랑이 나가든지 말든지 한푼도 도와줄수 없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렇게 살면 매일 우울증과 자학증세에 시달릴것 같아요.
다시 외국으로 달랑 짐만 싸서 나가야 하나요?
의욕을 찾고 싶습니다. 잠도 안오고요.
또다시 혼자가 된다면 예전처럼 살지 않을수 있을까요?
그래도 이런상황에선 차라리 빨리 혼자가 되는게 낳을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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